은퇴 앞둔 DB 벤슨의 '불꽃 투혼'…"모든 것 바치겠다"

김산수 0 1,577
4강 PO 2차전 23점 19리바운드 맹활약…팀 2연승 견인

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점프슛하는 벤슨[KBL 제공=연합뉴스]

 

(원주=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국내 프로농구에서만 7시즌을 뛴 원주 DB의 로드 벤슨(34·206.7㎝)이 은퇴를 선언하고 나선 마지막 시즌 플레이오프(PO)에서 투혼을 발휘하며 '유종의 미'를 준비하고 있다.

벤슨은 30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4강 PO 2차전 홈 경기에서 23점 19리바운드의 맹활약으로 DB의 94-73 대승을 이끌었다.

공격 리바운드만 12개를 따내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를 펼쳤고, 득점은 물론 특히 인삼공사의 주포 데이비드 사이먼에 대한 수비도 철저히 해 팀이 분위기를 가져오는 데 역할을 톡톡히 했다.

경기를 끝나고 만난 벤슨은 "100% 장담하건대 사이먼은 KBL에서 공격력이 최고인 선수다. 완벽하게는 막을 수 없으니 체력이나 슛 감각을 떨어뜨리는 게 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2010년 DB의 전신인 동부를 통해 KBL에 데뷔한 벤슨은 2014-2015시즌을 빼고 한국 무대에서 활약했다. 특히 5년은 동부와 DB에서 뛰어 프랜차이즈 스타나 다름없는 선수다.

다음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신장이 200㎝로 제한되면서 KBL에서 뛸 수 없게 된 벤슨은 다른 리그를 알아보거나 하지 않고 올 시즌을 끝으로 DB에서 선수 생활을 마치기로 했다.

4강 PO 2차전을 앞두고 마지막 시즌 기념 일러스트를 선물 받은 벤슨[KBL 제공=연합뉴스]

 

팀의 정규리그 1위와 플레이오프 선전에 큰 힘을 보태는 그에게 DB 구단은 이날 마지막 시즌을 기념해 특별한 선물을 했다.

유명 일러스트레이터의 일러스트로 벤슨의 세리머니 모습 등을 담은 작품을 준 것이다.

벤슨은 "DB가 저에 대한 선입견 없이 뽑아주고 이렇게 선물도 해줘 고맙고 영광스럽다"면서 "제가 여기서 무엇을 이뤘는지 미국에 돌아가면 증명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미소 지었다.

정든 팀과의 작별을 앞두고 그는 무엇이든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이번 시즌 DB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디온테 버튼(24)에게 수시로 많은 조언을 해주고 있다.

벤슨은 "프로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훈련이라거나 한국 선수들의 성향 등을 알려준다"면서 "버튼이 잘해주고 있어서 뿌듯하고, 제가 은퇴한 뒤 버튼이 DB에 남아 잘 이끌 수 있는 선수가 되면 좋겠다"며 팀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DB 선수로 길게는 챔피언결정전까지 뛸 수 있는 그는 남은 경기에서도 모든 것을 불사를 참이다.

벤슨은 "플레이오프라는 게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이 집중해야 하기에 무척 힘든데, 이제 길어야 3주 정도 남았으니 모든 것을 다 바치겠다"면서 "심한 파울을 당하건 다리가 부러지건 마지막으로 후회 없이 뭐든 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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